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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대학원생 연구원도 노동권 있는 노동자"... 첫 판정 나왔다

관리자
2023-01-16
조회수 35


“대학원생 연구원도 노동권 있는 노동자”…첫 판정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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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학생연구원도 ‘노동권을 보호받아야 할 노동자’라는 노동위원회의 첫 판정이 나왔다. 대학원생 조교가 아닌 연구원의 노동자성과 노동권이 노동위원회에서 인정된 사례는 처음이다.

대학원생은 연구참여나 조교 등으로 사실상 노동자처럼 일하면서도 ‘학생’이라는 이유로 노동권을 보호받지 못했다. 이번 판정이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원생의 노동권 보장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해 11월21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학생연구원으로 일한 대학원생 A씨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KISTI가 A씨와의 계약연장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것이다.

A씨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에 석사·박사통합과정(석·박통합)으로 입학해 KISTI의 학생연구원으로 일했다. UST는 여러 정부출연연구기관과 협력해 학생을 학생연구원으로 취업시킨다. 일할 수 있는 기간은 UST 재학 연한(석사 4년, 박사 6년, 석·박통합 8년) 까지다. A씨도 KISTI와 1년 단위 계약을 세 번 연장하며 3년간 일하고 이후 병역특례복무로 근무를 이어갔다.

A씨는 병역특례복무를 시작한 시점부터 지도교수의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지도교수는 A씨의 근무태도와 연구실적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그전까지 근태와 연구실적 등에서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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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당시 다른 교수와 학회 콘퍼런스 발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지도교수가 왜 내 이름을 넣지 않느냐고 했다”며 “병역특례복무라는 신분을 이용해 ‘잘 보이라’고 압박한 것 같다”고 했다. 병역특례복무를 하던 A씨는 연구원 일을 그만두면 되면 현역 복무를 해야 하는데, 계약 연장 여부는 지도교수의 손에 달려 있었다.

지도교수는 2022년 1월 초 “A씨의 근태가 불량하고 연구실적이 저조하며, 연구주제를 협의하기 어려워 더 지도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수료생 신분이었던 A씨가 KISTI에서 일하려면 지도교수의 확인·등록이 필요한데 이를 거부한 것이다. KISTI는 A씨에게 6개월간 지도교수 및 학적변경을 위한 ‘조건부 연수승인’을 해 줬다. A씨는 6개월간 새 지도교수를 구하지 못했고, 교수가 등록을 거부하면서 지난해 8월31일 해고됐다.


해고 당일 A씨의 연구실 출입 카드는 정지됐다. A씨는 종이상자에 그동안 보던 논문들과 책들, 필기구를 담아 나왔다. A씨는 이후 개인적으로 공부를 이어가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준비했다. A씨는 “대학원생은 안 그래도 미래가 불안한데, 해고까지 당하니 더 불안해졌다”며 “여태까지 연구해온 것을 다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쉽지 않았다. ‘바닥이 좁은’ 학계에서 대학원생이 지도교수에게 대항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분위기다. A씨는 “평소 다른 대학원생들에게 권리를 찾으라고 말해왔는데 정작 내가 내 권리를 포기하면 비겁한 사람이 될 것 같았다”고 했다.

지노위는 “A씨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며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A씨의 손을 들었다. A씨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이며,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등 노동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노위는 “UST 운영지침 등에 따라 A씨는 3차례 동일한 근로계약을 갱신했고, 그동안 근태 불량이나 연구실적 미비 등 지적으로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당한 적이 없다”며 “기존에 지도교수의 거부로 학생연구원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못한 사례가 없고, 나머지 학생연구원들은 정상적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다”고 했다.

지노위는 A씨의 근태와 실적이 불량했다는 KISTI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A씨가 그간 근태 불량 등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없고, KISTI가 제출한 A씨의 출입카드 전산기록도 “그간 출입카드로 학생연구원의 근태를 관리해오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구실적도 미비하지 않고 연구주제 협의도 충분히 이뤄졌다고 봤다. 교수의 일방적인 지도·등록 거부를 두고도 “관련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KISTI 측은 지노위 판정에 불복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A씨는 자신의 사례가 대학원생 노동권 보호의 선례로 남아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아직 한국 학계에서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다”며 “대학원생이 노동제도 안에서 노동자성을 보호받은 것이 제일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A씨를 대리한 박용원 법무법인 여는 노무사는 “학생연구원은 사실상 노동자처럼 연구에 참여해 일하고 급여를 받는데 그동안 노동자성 인정도 잘 안 됐고, 당연히 근로관계 보호도 안 됐다”며 “노동자성을 전제하고 더 나아가 갱신기대권 등까지 인정된 판정”이라고 했다.

A씨는 근로계약을 체결했기에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수월했지만, 대다수 학생연구원은 근로계약 없이 일하고 있어 A씨 같은 보호를 받기 어렵다. A씨는 “모든 대학원생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학생연구원 근로계약 제도를 확대하고, 섬세한 근로계약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교수가 대학원생의 생살여탈권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노무사는 “근로관계가 인정되더라도 그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일들로부터 마땅히 보호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걸 봤다”며 “다양한 노동관계 문제나 지도교수 갑질로부터 학생연구원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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