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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죽음에 책임지지 않는 서부발전과 한전KPS

관리자
2025-06-16
조회수 190

죽음에 책임지지 않는 서부발전과 한전KPS



▲ 하인혜 안전관리 노동자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선반 업무만 10년을 해 온 숙련공, 김충현씨가 선반에 끼어 숨졌다. 화력발전소에서 필요한 특수 장비인 'CVP 벨트 밸브핸들'을 제작하던 중 선반을 가동하자마자 회전하는 공작물에 몸이 빨려 들어갔다.

6년 전 젊은 노동자 김용균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서 또다시 끼임 사고로 노동자가 숨졌다.

선반은 원통형 철제 부재를 제작할 때 쓰는 기계다. 가로축에 재료를 고정해 원하는 모양으로 깎아낸다. 도자기를 빚는 물레가 세로축이라면, 선반은 가로축으로 가공하는 기계다. 산업 전반에서 굉장히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계다. 세로축이 아닌 가로축 회전을 하기에 끼임점이 넓다. 사람이 작업복이나 장갑 등이 회전축에 말려 들어가 끼임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사용시 주의가 필요하다.

장갑 사용이 금지되는 게 통상적이며, 경우에 따라 회전기계 작업 전용 절단·찔림 방지 특수 장갑을 사용해야 하는 장비다. 또한 끼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회전축에는 방호장치를 설치해서 작업복이나 신체가 끼이지 않도록 조치해야 하며, 비상정지 버튼 설치와 작업 보조인 배치를 해야 하는 설비다. 이렇게 위험한 설비기에 작업자가 기계 사용 방법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컴퓨터로 가공품의 사이즈를 미리 설정할 수 있는 CNC 선반이 있지만, 여전히 많은 현장에서는 CNC 선반 설치 관리 비용 문제와 CNC에 익숙하지 않는 고령 작업자의 업무 스타일 등으로 인해 구형 선반인 범용 선반을 사용하고 있다.

선반은 정밀 가공 기계다. 1/10mm 이하로 정밀하게 가공해야 하는 설비이기에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잡티 하나로 정밀 세공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작업을 위해 선반에 낀 금속 찌꺼기를 제거하는 일은 선반공 업무 중 하나다.

하지만 사고 초기 서부발전은 '재해자가 임의로 작업하다 사고가 났다'는 입장을 냈다가 몰매를 맞았다. 한전KPS도 설비 가동에 문제가 없단 보고를 올린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사업장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고 있는 서부발전이나, 그에게 실질적으로 업무를 지시해 온 한전KPS 모두 책임을 미루려는 듯한 행동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서부발전의 발전시설 정비 업무는 한전KPS가 맡고 있으며, 서부발전은 한전KPS에게 정비 공간을 임대해주고 있다. 김충현씨가 재직한 업체인 한국파워O&M은 한전KPS의 수급사다. 하청의 하청관계다. 일 시킬 땐 몰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가릴 때 회색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인천항만공사 중대재해 판결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상기한다면 태안화력발전소를 실질적으로 지배·관리·운영하는 서부발전의 책임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복잡한 R&R 구조로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진짜 사장을 찾아야 하기에 핑퐁게임과 시간 끌기가 발생하고 있다. 진짜 사장을 찾을 때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한전과 그 계열사들의 복잡한 R&R 구조는 분명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서부발전과 한전KPS가 낼 수 있는 답장은 개인 실수, 임의 작업 같은 용어밖에 없다. 일 시킨 사람은 따로 있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이상한 구조에 대해서 아무도 문제인식을 하지 않는 상황이다.

김충현씨의 죽음에는 결국 여러 계열사와 복잡한 하청구조를 가진 한전의 구조적 문제가 작동할 수밖에 없다. 구조가 단순할수록 책임자가 누구인지, 업무 전달과 소통, 사고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 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똑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한전과 복잡한 계열사, 하청 구조를 대대적으로 수술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안전관리 노동자 (heine03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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