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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호황기에도 저임금 구조 고착...청년 떠나고 이주노동자 늘고

관리자
2025-12-30
조회수 156

호황기에도 저임금 구조 고착...청년 떠나고 이주노동자 늘고


■ 거제시 인구정책 방향은
호황 속 체감 경기 부진, 그 원인에 쏠린 시선
외국인 비중 7%…이주노동 도시 포용정책 필요


휴일인 28일 거제시 장평동 다이소에서 물건을 고르는 외국인 모습. /정봉화 기자


휴일인 28일 거제시 장평동 다이소에서 물건을 고르는 외국인 모습. /정봉화 기자


평일 오후 5시, 거제시 옥포·아주동 일대와 장평동 거리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색 작업복을 입은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조선소 노동자들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거리를 가득 메운다. 퇴근 시간 무렵 조선소 인근 다이소와 식자재마트 등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옥포동은 한때 ‘옥태원(옥포동 이태원)’으로 불릴 만큼 거리 곳곳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로 붐볐다. 거제에서는 이미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지난달 기준 거제시 인구는 23만 1359명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 주민은 1만 6403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7%를 차지한다.


인구구조 변화 가속화


거제시 인구구조 변화의 핵심은 청년층과 외국인 인구로 압축된다. 20~30대 청년층은 감소하는 반면, 외국인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조선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낳은 결과다.

최근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추진 등으로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고 있지만, ‘조선도시’ 거제의 지역 경기가 체감될 만큼 회복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급증을 원인으로 꼽는다. 돈을 벌기 위해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소비를 많이 하지 않아 지역 내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거제시가 내국인·청년 고용 확대와 외국인 노동자 쿼터제 도입을 주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22일에는 변광용 거제시장이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등과 함께 국회를 찾아 이러한 내용을 담은 ‘조선산업기본법’ 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조선업의 구조적인 저임금 문제가 근본 원인이라며, 외국인 노동자를 배제하는 방식으로는 경기 회복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은 “윤석열 정부가 무분별하게 확대한 이주노동자 비자 쿼터는 재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그 이유는 이주노동자가 정주 노동자나 청년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아서가 아니라, 이주노동자 고용 확대가 하청 노동자의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년층 줄고 외국인 늘어


거제시 연도별 인구수. /거제시거제시 연도별 인구수. /거제시

지난 8월 ‘거제시 인구정책 기본계획(2025~2029)’ 최종 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거제시 인구는 2016년 25만 718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 침체기와 맞물린 결과다. 올해 11월 기준으로 보면 10년 사이 인구가 약 10% 감소했다.

특히 청년 인구(19~39세) 감소가 두드러진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청년 인구는 1만 3525명 줄어 전체 인구 감소 폭(-9329명)을 웃돌았다. 주된 원인은 청년층의 순유출이다. 해마다 전출자의 약 절반이 취업을 이유로 거제를 떠나고 있으며, 이는 지역 내 일자리 부족과 산업 구조 문제와 직결된다.

청년 인구 감소는 혼인과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지역 고령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 노동자 수는 2023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6년 1만 4178명이던 외국인 인구는 조선업 침체기에 2022년 5861명까지 줄었으나, 2023년 1만 1773명, 2024년 1만 4969명, 지난달 기준 1만 6403명으로 크게 늘었다.

국적별로는 베트남(3976명), 인도네시아(1958명), 우즈베키스탄(1762명) 순으로 많았다. 체류 자격별로는 E-7(특정활동), E-9(비전문취업), F-3(동반) 순으로 증가했다. 조선업 수주 확대에 따른 인력난을 외국인 노동자가 채우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외국인 노동자 확대는 단기적으로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임금 구조 고착과 내국인 신규 채용 위축, 숙련 인력 부족 등 고용 구조의 질적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거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글로벌봉사단(다이음봉사단)이 지난달 30일 고현시장과 고현터미널 인근에서  외국인 노동자 인식 개선 캠페인을 하고 있다. /거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거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글로벌봉사단(다이음봉사단)이 지난달 30일 고현시장과 고현터미널 인근에서 외국인 노동자 인식 개선 캠페인을 하고 있다. /거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외국인 청년노동자’도 살기 좋은 도시로


외국인 노동자는 이제 조선업의 필수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외국인 노동자와의 공존은 선택이 아니라 도시 생존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보고서는 “외국인 노동자와의 공존을 위한 포용 정책이 필요하다”며 “거제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의 역할을 확대해 외국인 노동자뿐 아니라 가족과 유학생까지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3월 문을 연 거제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는 남부권(거제·통영·고성)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생활 법률 상담, 산업 안전 교육, 비자 연장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개소 이후 9개월 동안 3000여 명이 센터를 찾았다.

하성영 센터장은 “외국인 노동자가 ‘지역 경제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편견이나 범죄 유입에 대한 우려 등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센터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라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9월 1일 우즈베키스탄 독립기념일 34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날 전통의상을 입고 자국 음식을 나눴다. /거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9월 1일 우즈베키스탄 독립기념일 34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날 전통의상을 입고 자국 음식을 나눴다. /거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배동주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외국인 노동자 유입은 거제 경제 회복의 중요한 동력이지만, 내국인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제시는 인구정책과 산업정책을 통합적으로 설계·실행해 인구 구조의 균형 회복과 경제 활력 제고를 동시에 이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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