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노동법 위반에 유독 후한 검찰
윤지영 직장갑질119 대표 변호사
임금을 주지 않는 것은 범죄다.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돈 떼어먹는 행위가 사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임금을 주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차이점은 있다. 사기죄는 처음부터 돈을 주지 않을 요량으로 속이는 때에만 성립한다. 반면 임금 미지급은 사정을 불문하고 범죄가 된다. 강력하게 처벌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돈의 액면 가치는 동일하지만, 임금은 더 특별한 가치가 있다. 임금은 노동의 대가이자 생계유지를 위한 절대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용자는 임금의 결정과 지급을 좌우하는 힘을 가졌다. 그러니 그 힘의 남용은 죄질이 더 나쁠 수밖에 없다. 셋째,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노동조건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는 노동법을 만들었고, 노동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 위반 행위를 처벌한다.
누구나 알아야 할 사실이지만, 특히 더 잘 알아야 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검찰이다. 검사는 특별사법‘경찰’인 근로감독관의 수사를 지휘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지금 검찰의 인식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 특검 중이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넘게 근무한 노동자들은 퇴직금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들은 쿠팡을 고소했고,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근로감독관의 기소 의견에도 불구하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판단 과정에서 부장검사만이 노동법 위반을 주장했다. 당시 엄희준 지청장, 김동희 차장검사는 그런 부장검사를 노동법에 무지하고 억지 부리는 사람으로 몰아세웠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건에서 제대로 판단한 사람은 부장검사밖에 없다. 수사 중에 고용노동부는 다수의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했다. 당시 의뢰를 받은 모든 법무법인이 일용직 노동자라 하더라도 일용 관계가 1년 이상 지속·반복되었다면 퇴직금을 받을 자격이 있고, 이러한 권리를 제한하는 쿠팡 취업규칙은 법에 반해 무효라고 답했다. 이후 노동부는 쿠팡의 취업규칙 변경을 검토하지 못한 잘못을 시인했다. 쿠팡 역시 뒤늦게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잘못된 취업규칙을 바꾸었다. 그러나 검찰은 퇴직금 미지급은 민사 법원에서 다툴 사안이라며 형사 처벌의 취지를 망각했고, 다른 청에서 무혐의로 종결한 사실을 핑계로 사건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이번만이 아니다. 여타 범죄 사건에서는 검찰이 행위자의 범의를 부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데 유독 노동법 위반 사건에서는 사용자에게 범의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근로감독관들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할 것이 뻔하므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수많은 일용근로자들에 대한 선심성 퇴직금 지급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더 높은 배송료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고, 당해 기업뿐 아니라 유사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인천지청 부천지청이 대검에 제출한 보고서, 이 한 문장에는 노동법 위반을 대하는 검찰의 태도가 담겨 있다. 검찰이 말하는 인권의 주체에 노동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선]노동법 위반에 유독 후한 검찰
임금을 주지 않는 것은 범죄다.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돈 떼어먹는 행위가 사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임금을 주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차이점은 있다. 사기죄는 처음부터 돈을 주지 않을 요량으로 속이는 때에만 성립한다. 반면 임금 미지급은 사정을 불문하고 범죄가 된다. 강력하게 처벌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돈의 액면 가치는 동일하지만, 임금은 더 특별한 가치가 있다. 임금은 노동의 대가이자 생계유지를 위한 절대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용자는 임금의 결정과 지급을 좌우하는 힘을 가졌다. 그러니 그 힘의 남용은 죄질이 더 나쁠 수밖에 없다. 셋째,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노동조건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는 노동법을 만들었고, 노동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 위반 행위를 처벌한다.
누구나 알아야 할 사실이지만, 특히 더 잘 알아야 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검찰이다. 검사는 특별사법‘경찰’인 근로감독관의 수사를 지휘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지금 검찰의 인식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 특검 중이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넘게 근무한 노동자들은 퇴직금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들은 쿠팡을 고소했고,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근로감독관의 기소 의견에도 불구하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판단 과정에서 부장검사만이 노동법 위반을 주장했다. 당시 엄희준 지청장, 김동희 차장검사는 그런 부장검사를 노동법에 무지하고 억지 부리는 사람으로 몰아세웠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건에서 제대로 판단한 사람은 부장검사밖에 없다. 수사 중에 고용노동부는 다수의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했다. 당시 의뢰를 받은 모든 법무법인이 일용직 노동자라 하더라도 일용 관계가 1년 이상 지속·반복되었다면 퇴직금을 받을 자격이 있고, 이러한 권리를 제한하는 쿠팡 취업규칙은 법에 반해 무효라고 답했다. 이후 노동부는 쿠팡의 취업규칙 변경을 검토하지 못한 잘못을 시인했다. 쿠팡 역시 뒤늦게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잘못된 취업규칙을 바꾸었다. 그러나 검찰은 퇴직금 미지급은 민사 법원에서 다툴 사안이라며 형사 처벌의 취지를 망각했고, 다른 청에서 무혐의로 종결한 사실을 핑계로 사건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이번만이 아니다. 여타 범죄 사건에서는 검찰이 행위자의 범의를 부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데 유독 노동법 위반 사건에서는 사용자에게 범의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근로감독관들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할 것이 뻔하므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수많은 일용근로자들에 대한 선심성 퇴직금 지급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더 높은 배송료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고, 당해 기업뿐 아니라 유사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인천지청 부천지청이 대검에 제출한 보고서, 이 한 문장에는 노동법 위반을 대하는 검찰의 태도가 담겨 있다. 검찰이 말하는 인권의 주체에 노동자는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