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가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지난해 7월 전남 나주 석재공장에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지게차에 묶이는 학대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대통령께서는 “차별과 폭력은 중대한 범죄이고 인권을 침해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철저한 대책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신고 창구가 늘어난 것 외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사이 충격적인 사건들이 이어졌습니다. 사업주가 장난이랍시고 고압의 공업용 에어건을 항문에 쏴서 노동자가 장기를 다치는 중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7~8월 사이에는 폭염 속에 내던져진 이주노동자가 5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차별과 폭력, 인권침해를 막을 가장 중요한 예방책은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입니다. 고용노동부가 관할하는 고용허가제(E-9비자), 법무부의 회화강사(E-2비자), 전문·기능인력(E-7비자), 계절근로(E-8), 해양수산부의 선원취업(E-10비자) 등 비자는 모두 사업장 변경이 제한돼 있습니다. 사업주 동의 없이 일터를 옮기기 어렵고 고용 기간 연장도 사업주 권한입니다. 그 결과 이주노동자는 철저히 사업주에게 종속되고 고용·체류·인권보호 등 모든 면에서 불안정하고 취약합니다. 제도가 노동자를 사업장에 족쇄를 채워 놓으니 사업주는 노동자를 마음대로 부려도 되는 대상으로 여깁니다.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률과 산재사망률은 내국인보다 3배나 높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노동부는 ‘입국 뒤 1~2년 이후의 사업장 변경 자유화’를 말하고 있습니다. 1~2년간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면 그 기간엔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이달 중 노동부가 발표하기로 예정된 ‘외국인력통합지원 로드맵’ 내용이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사업장 변경의 완전한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로드맵을 만들도록 청와대가 나서야 합니다.
청와대가 나서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현재 이주노동제도는 각 부처에 흩어져 있어서 통합적으로 운영이 안 되고, 고용허가제 외 사업장은 노동부가 파악하지 못해 근로감독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법무부가 관할하는 계절근로제에서는 인신매매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울산 현대중공업의 기능인력(E-7-3) 노동자들이 기본급 삭감과 차별 대우에 대해 항의행동에 나선 것에서 보듯, 제도의 문제점도 갈수록 커집니다. 생산직 이주노동 관련 업무를 노동부로 일원화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근로감독을 대폭 확대해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대통령님, 저출생과 인구·노동력 감소,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 이주노동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열악하고 위험하며 괴롭힘이 있는 사업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업장 변경의 자유, 임금체불 걱정 없이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삶, 산재로 목숨을 잃지 않을 안전, 차별이 아닌 동등한 처우를 원할 뿐입니다. 우리는 자유롭고 평등하게 노동하고 싶습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이주노동자가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지난해 7월 전남 나주 석재공장에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지게차에 묶이는 학대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대통령께서는 “차별과 폭력은 중대한 범죄이고 인권을 침해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철저한 대책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신고 창구가 늘어난 것 외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사이 충격적인 사건들이 이어졌습니다. 사업주가 장난이랍시고 고압의 공업용 에어건을 항문에 쏴서 노동자가 장기를 다치는 중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7~8월 사이에는 폭염 속에 내던져진 이주노동자가 5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차별과 폭력, 인권침해를 막을 가장 중요한 예방책은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입니다. 고용노동부가 관할하는 고용허가제(E-9비자), 법무부의 회화강사(E-2비자), 전문·기능인력(E-7비자), 계절근로(E-8), 해양수산부의 선원취업(E-10비자) 등 비자는 모두 사업장 변경이 제한돼 있습니다. 사업주 동의 없이 일터를 옮기기 어렵고 고용 기간 연장도 사업주 권한입니다. 그 결과 이주노동자는 철저히 사업주에게 종속되고 고용·체류·인권보호 등 모든 면에서 불안정하고 취약합니다. 제도가 노동자를 사업장에 족쇄를 채워 놓으니 사업주는 노동자를 마음대로 부려도 되는 대상으로 여깁니다.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률과 산재사망률은 내국인보다 3배나 높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노동부는 ‘입국 뒤 1~2년 이후의 사업장 변경 자유화’를 말하고 있습니다. 1~2년간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면 그 기간엔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이달 중 노동부가 발표하기로 예정된 ‘외국인력통합지원 로드맵’ 내용이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사업장 변경의 완전한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로드맵을 만들도록 청와대가 나서야 합니다.
청와대가 나서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현재 이주노동제도는 각 부처에 흩어져 있어서 통합적으로 운영이 안 되고, 고용허가제 외 사업장은 노동부가 파악하지 못해 근로감독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법무부가 관할하는 계절근로제에서는 인신매매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울산 현대중공업의 기능인력(E-7-3) 노동자들이 기본급 삭감과 차별 대우에 대해 항의행동에 나선 것에서 보듯, 제도의 문제점도 갈수록 커집니다. 생산직 이주노동 관련 업무를 노동부로 일원화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근로감독을 대폭 확대해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대통령님, 저출생과 인구·노동력 감소,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 이주노동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열악하고 위험하며 괴롭힘이 있는 사업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업장 변경의 자유, 임금체불 걱정 없이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삶, 산재로 목숨을 잃지 않을 안전, 차별이 아닌 동등한 처우를 원할 뿐입니다. 우리는 자유롭고 평등하게 노동하고 싶습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