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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기고] 조선업 생산성 혁신, 해외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을까?

관리자
2025-09-27
조회수 272

[기고] 조선업 생산성 혁신, 해외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을까?


글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산업전환전략연구단)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고선가에 수주한 LNG운반선을 대량 생산하며 수익성도 빠르게 회복했다. 조선산업의 화려한 부활을 기뻐해야겠지만, 한편에선 임금이 낮아서 조선업에서 일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는데 일감도 많고 수익성도 좋으니 이젠 충분한 임금과 좋은 근로 환경을 제공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요구가 많다.

정말로 조선산업은 화려하게 부활했을까? 겉으로 드러나는 숫자는 화려하지만 실상은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조선산업 견제로 반사이익을 일부 받고 있지만 중국 조선산업과 경쟁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이후 해운산업의 예상하지 못한 호황에 LNG 프로젝트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는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하지만 LNG운반선을 제외한다면 중국에 점유율이 크게 밀리고 선가도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높은 임금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엔 우리나라의 수주 불확실성이 크고 LNG운반선을 제외하면 중국보다 높은 선가를 받기 어렵다. 

지금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일시적일 가능성도 있다. 고가의 LNG운반선을 대량 수주해 반복생산에 따른 효과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로 조선소를 확장하거나 재가동하는 중국과 경쟁이 심화된다면 우리나라는 낮은 가격에서 다양한 선종과 선형을 수주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효율이 낮아지면서 수익성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가 낮은 인건비의 중국과 경쟁할 수 있었던 근원은 기술 경쟁력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높은 인건비를 만회할 수 있는 효율적인 생산공법이 주요했다. 중국의 인건비가 빠르게 오르고 있으니 우리가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중국도 더 이상 낮은 생산성에서 머무르고 있지만은 않다.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보다 더 빠르게 중국은 미래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고 생산성 혁신을 위해 지능화된 조선소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로봇이나 자동화 설비, 머신비전 등을 활용해 생산성과 안전을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물량에서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수주한 중국은 그 대규모 물량을 기반으로 박판 자동화 라인 같은 설비투자를 통해 자동차 운반선처럼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는 시장을 아주 낮은 가격으로 대부분 가져가고 있다.

또 중국은 밀폐공간의 작업 안전이나 보안 구역 통제를 위해 머신비전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조선소 주요 지역을 영상으로 처리해 안전·보안·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생산 현장의 혁신을 위한 기술 도입에 노조의 허락을 받기 어려운 것도 많아 적용이 더딘 측면이 있다. 이대로라면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생산성을 더 빠르게 높일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우리의 경쟁력은 더욱 약해질 전망이다.

한편 조선산업은 숙련된 많은 인력과 복잡한 기자재 네트워크, 대규모 설비로 인해 해외 진출이 극도로 어려운 산업이다. 해외 조선사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이 세계 최고라는 우리나라 조선사의 해외 진출이 많았지만, HD현대베트남조선이나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중국 블록공장을 제외하면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진출은 거의 없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해외 진출은 불가피하다. 조선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선 한미조선협력으로 미국에 진출해야 하고, 잃어버린 범용선박 시장을 되찾기 위해 동남아 진출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과 경쟁을 위해 생산성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 생산성 혁신은 생산 현장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해외 진출은 우리나라에서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생산성을 높인 후에, 그 기술과 설비를 글로벌 야드로 전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나라 조선소는 고부가가치 영역을 담당하면서 생산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생산성 혁신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데 우리나라가 어렵다면 적용할 수 있는 해외에서 수행할 수밖에 없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해외 생산기지가 많아진다면 우리나라의 생산기지는 자연스럽게 축소될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생산성 혁신을 우리나라에서 할 것인가? 아니면 해외에서 할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 있다. 우수한 인력과 설비가 있는 우리나라가 지금은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데 가장 좋은 환경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성 혁신이 가능한 미래 조선소를 구현하기 위해선 그 어떤 이슈보다 노사 간 협력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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