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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호황에 가려진 이면…한화오션·삼성重 사업장, ‘임금체불’ 문제로 곤혹

관리자
2024-03-05
조회수 520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연이은 수주 행진으로 이른바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작 업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2~3년 치 일감을 확보해 놓은 상태지만, 정작 배를 건조할 인력이 부족한 상태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의 인력난은 저조한 임금 등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이 부족한 탓이라는 게 노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업계 빅3중 두 곳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장의 사업장에서는 현재 임금체불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임금체불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인건비를 따로 떼어 은행 등 제3자에게 입금하는 에스크로 결제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화오션 300명 5억원 임금체불 발생...에스크로 제도의 '허점'

28일 고용노동부와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한화오션 하청업체 4곳에서 노동자 300여명에 대한 5억원 상당의 임금체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설 명절 지나고 맞이한 지난 15일 한화오션 탑재공정 하청업체 다수에서 임금체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탑플랜트에서 1월 임금 50%가 체불됐고, 천향플랜트에서 1월 임금 30%가 체불됐다”면서 “또한 공두산업에서 1월 임금 15%가 체불됐으며, 태신기업은 현장 작업자들만 임금을 지급하고 관리자 임금은 체불됐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임금 체불은 탑재공정 하청업체만 파악된 것으로,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임금체불을 감안하면 거제 조선소 하청업체 임금체불 규모는 더욱 많은 것이라는게 하청지회의 설명이다.

하청지회는 “한화오션에서는 1~2년 사이 임시 하청업체가 많이 늘어났는데 임시 하ᅟᅥᆼ업체가 임금체불에 더 취약한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한 ‘에스크로’ 제도의 허점에 대해 비판했다. 에스크로란 원청이 하청노동자 임금을 하청업체가 아니라 은행 등 3자에게 예치하고, 하청업체가 급여명세서 등을 작성해 지급을 요청하면 에스크로 계좌에서 하청업체를 거치지 않고 노동자에게 바로 입금하는 방식이다.

즉, 하청업체가 노동자 인건비를 유용해 운영비로 쓰거나 착복하는 사례를 방지 위한 취지다.

정부는 지난 202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 이후 고질적인 저임금 및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조선업 상생회의체’를 결성, 이를 통해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오션은 정부가 에스크로 제도를 추진하기전 이미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해당 제도를 시행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임금체불이 발생한 것은 에스크로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거나, 해당 제도로도 임금체불을 방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하청지회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가장 큰 책임은 결국 원청인 한화오션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청지회는 “조선업 인력난의 원인이 하청노동자 저임금에 있다고 하지만 한화오션은 올해도 하청업체 기성단가를 고작 4% 내외 인상했다”면서 “한화오션은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실태를 파악해 체불임금 지급 미 재발 방지 대책마련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한화오션 하청업체 임금체불 실태를 파악하고 지도·감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협력사와 하도급법상 약속된 기성금 정산 합의를 통해 매달 지급하고 있으며, 올해 단가 인상도 선제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기성금을 제대로 지급했으나 협력사의 단기적 경영상 문제로 일부체불이 발생했다”면서 “각 업체에서 2,3월 중 체불된 임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삼성중공업도 임금체불 비일비재...깎이는 기성금이 문제?

삼성중공업 사업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의 사업장에서는 선각부문 12개 업체에서 지난해 말부터 임금이 밀리기 시작해 전체적으로 약 40억원원대 임금체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6일자 <오늘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한 하청기업은 팀장급 4명의 기성금 8억6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가입류를 진행 중이며, 또 다른 하청기업은 지난해 10월 임금 10억원을 체불한 채로 폐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외 한 업체는 기성금이 30%밖에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해 직원들이 일주일 째 출근을 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본지>는 이와 관련한 회사 입장을 알기위해 삼성중공업에 전화 취재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기성금이란 공사 과정에서 완성된 정도에 따라 원청에서 하청업체에게 지급하는 공사금액을 말한다.

이 기성금을 두고 조선업계에서 많은 말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 기성금은 원청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원청이 기성금의 적정 금액을 판단하고 기성금을 하청업체다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성금액을 정하고도 실제 지급시에는 ‘시수’와 ‘능률’을 자의적으로 판단하다 보니 정해진 기성금마저 깎이는 경우도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하청업체들은 적정한 기성금액을 받지 못하고, 그렇다보니 근로자들에게도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청지회는 “기성금 지급의 바탕이 되는 시수와 능률을 원청이 일방적으로 결정, 삭감하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어 조선소 하청업체들은 조선업 초호황 속에서도 여전히 죽겠다고 아우성이다”라며 “원청은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실태를 파악해 체불임금 지급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초호황' 이라는 말도 무색..인력 부족 핵심 원인은 임금 문제

국내 조선업계는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진입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만큼, 업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쌓은 대형 선박 건조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업계의 맏형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에만 해양설비 1기를 포함해 총 40척을 수주했다. 누적 수주금액은 47억7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다. 올해가 시작된 지 두달 만에 연간 수주 목표 135억달러(약 17조9700억원)의 35.3%를 채워넣은 것이다.

삼성중공업, 한화오션도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친환경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카타르 LNG 2차 프로젝트 물량 중 15척의 LNG운반선 건조 계약을 따냈으며, 한화오션도 카타르 에너지와 막판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화오션은 올 들어 VLCC 수주 계약도 체결했다.

조선업계는 이처럼 수주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3∼4년의 일감 걱정이 없다는 ‘수퍼사이클’에 돌입했다. 향후 암모니아 운반선 수요가 늘 것으로 보여 이같은 수주 호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조선업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만은 않다. 일감은 많이 쌓아놨지만, 정작 선박을 건조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해부터 1만 2천 명 이상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했다.

인력난의 원인은 앞서 거론된 임금 관련 문제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비일비재하게 나오는 임금체불 문제는 현장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꺾게 만들고 결국엔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번 떠난 숙력공들은업계에 다시 들어오는 경우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선소가 많은 경남 거제에서 비정규직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거제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가 지난해 상담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상담 의뢰를 많이 하는 항목은 ‘임금 체불’ 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상담주제는 임금(22.4%), 징계(12.9%), 근로계약(10.1%), 산재(9.3%), 직장갑질(9.3%), 퇴직금(6.9%), 실업급여(6.8%), 취업규칙(6.8%) 순으로 많았다.

센터 측은 “2021년부터 수주 호조가 계속되고 있는 반면 후퇴된 노동조건은 회복되지 않아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어 조선소 도시인 거제는 아직도 위기 상황이다”며 “수주가 안 될 때는 업체 폐업으로 인해 조선소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이 많았고, 수주가 잘돼도 노동조건이 회복되지 않아 조선소를 떠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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