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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염전노동자 강제노동·인권침해 고리 끊어야

관리자
2026-07-09
조회수 458

염전노동자 강제노동·인권침해 고리 끊어야




▲ 문보현 전남노동권익센터 사무국장

지난달 16일 전남 영광에서 염전노동자 3명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고 감금·폭행하고 임금을 미지급한 염주 등 3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 노동자 가운데 지적장애인도 끼어 있어 2014년 ‘신안염전 노예노동’ 사건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신안염전 사건은 신안군 신의도 염전에서 지적장애인 노동자가 약 1년6개월간 임금 미지급과 강제노동을 겪다 탈출하며 알려졌고, 이를 계기로 65명이 구출됐다. 이후 40여명은 다시 염전으로 돌아갔다. 실제 강제노동 혐의로 기소된 염주 36명 중 단 1명만 실형을 받았다.

2015년 피해자들은 파출소 경찰이 탈출한 피해자를 잡아 가해자에게 돌려줬다며 국가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형사재판에서는 염주들의 지적장애인 노동착취, 강제노동, 인권침해를 어떻게 봤을까. 광주고등법원 항소심 판사는 피해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나라에서 가족이 지원 못 하는 장애가 있는 사람을 그래도 이 염주들이 데리고 있으면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보살펴 줬던 것 아니냐”고. 판사는 국가의 책임을 질타하고, 강제노동 가해자에게 인권침해의 죄책을 묻기는커녕, 오히려 피해자에게 당신 같은 장애인을 거둬 먹여주고 재워준 것을 감사히 여기라고 말한다. 법원은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에게는 인간 존엄의 가치라는 잣대 대신 염주의 자비로움을 고맙게 여기라고 했고, 가해자인 염주에게는 장애인을 국가 대신 보살펴 충분히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된다며 집행유예 판결을 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임금을 안 준 사건이 아니라 한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 극악무도한 인권침해 사건이다.

10여년이 흘렀는데도 염전노동자의 인권침해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2015년 영국 채널4의 심층보도그램을 통해 알려진 30년 동안 염전노예로 살았던 정기홍씨 사건, 2016년 7월 신안 새우잡이 어선 섬노예, 2018년 장애인 납치와 강제노동, 2021년 태평염전 산하 염전에서 일하던 장애인 노동착취, 올해 6월 영광 장애인 강제노동·인신매매까지.

2025년 4월3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신안군 소재 태평염전이 강제노동으로 생산한 천일염의 수입을 원천 차단하는 인도보류명령(WRO)을 내렸다. 2021년 5월에 태평염전 산하의 염전에서 섬노예로 착취당하던 노동자가 탈출하면서 염전 노예노동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해 줬다.

왜 이렇게 염전 강제노동이 사라지지 않는가. 정부는 지난 2일 염전노동자에 대한 노동착취, 인권침해 등을 막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현장 중심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2021년 태평염전 사건을 계기로 제도를 마련하고, 올해 5월 말까지 해양수산부·고용노동부의 염전사업장 765곳을 전수조사했는데 그 후에 영광사건이 터졌다. 또 전수조사하겠다는 말은 뭔가 시늉이라도 하지 않으면, 인권침해 문제로 국제적인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듯하다.

2016년 전라남도는 염전노동자에 대한 노동착취·인권침해에 대응책을 내놓았다. ‘천일염 인력공급센터’다. 염전노동자의 유입경로는 직업소개소다. 전국에 100여개 직업소개소를 통해 염전노동자를 찾는데, 1인당 소개료가 300만원으로 염전노동자의 한 달 임금 상당이다. 이를 염주와 노동자가 반분하는 구조다. 구인난은 염전노동자의 노동시간과 강도 때문이다. 오전 작업은 오전 4~10시까지 이어지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다시 오후 작업을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한다. 비가 오지 않으면 쉬는 날이 없다. 미리 알려주는 정부의 전수조사라는 호들갑을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 염전노동자 문제의 해결은 취약계층 노동자의 권리증진과 옹호다. 소규모 사업장 사용자인 염주와 노동자를 이어주는 공공플랫폼(인력센터)을 통해 표준노동조건과 노동인권교육을 이행하도록 하고 운영은 지역 노동인권단체가 참여하는 민간거버넌스로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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